"장수사진 찍고 장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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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자 작성일21-06-29 08:48본문
곱게 화장을 한 할머니가 자꾸 눈물을 훔치신다. 할머니는 "나이들면 원래 눈물이 나고 그렇다"면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치셨다. 할머니는 거울 속 고운 당신의 모습을 낯설어 하면서도 한참을 바라보셨다. 지난 무거운 삶의 시간들을 담아낸 깊은 주름은 화장으로도 가릴 수 없을만큼 고되었기에 함께한 봉사자들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23일 신생명나무교회(장헌일 목사 시무)에서 지역의 소외된 어르신들을 모시고 장수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촬영은 코로나19방역수칙을 준수해 진행됐으며, 백신을 접종한 어르신들 위주로 참여했다. 미처 접종을 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5명씩 거리두기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사후 영정사진으로 쓰이는 '장수사진'은 '건강하고 오래사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50여 명의 쪽방촌과 저소득 독거어르신들이 생애 처음 메이크업을 받고 장수사진 카메라 앞에 앉았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사진작가 김광용 씨(빛과예술로 대표)도 어르신들의 최상의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 신중하게 셔텨를 눌렀고, 사진을 찍는 어르신들도 연신 들뜬 모습으로 촬영했다. 김광용 작가는 노숙자와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로 장수촬영을 돕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해마다 전국 각 지역을 돌며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사)국제사랑재단(이사장: 김승학 목사, 대표회장: 김영진 장로)이 주최하는 제13회 사랑비전대회로, 올해는 쪽방촌과 독거노인, 지역의 어려운 어르신들 섬기는 (사)해돋는마을(이사장:장헌일)과 헤어 메이크업 전문 봉사자들로 구성된 (사)월드뷰티핸즈(회장: 최에스더)도 동참해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됐다. 이날 장수촬영과 행사진행을 위해 신한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뷰티서포터스(SBS)도 함께했다.
(사)국제사랑재단은 해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노숙인과 장애인 등을 섬기는 '사랑비전대회'를 열고 이웃 나눔을 실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한차례 중단됐다가 올해는 (사)해돋는마을과 (사)월드뷰티핸즈도 동참하며 이웃사랑을 재개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에게는 마스크와 간식 등 다양한 선물이 제공됐으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자들이 직접 댁을 방문해 전달했다.
이사장 김승학 목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분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외롭고 소외된 쪽방촌과 독거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그리스도 사랑을 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나눔과 섬김에 더욱 관심을 이어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어 "피난민이시라는 93세 어르신댁을 방문했다"는 김 목사는 "우리 부모님도 피난민이셨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면서 "어르신이 하나님 나라 가실 때까지 믿음 지키시고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평안이 넘치시기를 기도드렸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장헌일 목사는 "늘 어렵고 소외된 곳을 찾아 사랑과 헌신으로 섬겨주시고 해돋는마을에도 동역자로 함께 해주시는 국제사랑재단에 감사한다"면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행사 전날부터 여러가지로 애써준 점이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해돋는마을은 노숙자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매주 5회 밥퍼사역으로 섬겨오다 코로나19로 매주 수요일 1주일 분량의 대체식으로 섬기고 있다.
이날 봉사자로 참여한 뷰티서포터스 학생은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아이처럼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하나도 힘들지 않다"면서 "가진 달란트로 이웃을 섬기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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